2025/06/29

나는 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가? 불편한 시선, 시선 폭력에 대한 50대 남성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50대 남성 직장인입니다. 비가 오지 않는 한, 여름에도 매일 90분 정도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출근합니다. 대중교통을 피하는 저만의 방식이죠. 처음에는 단순히 답답함과 북적이는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는 위생과 안전의 측면에서도 자전거 출근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운동도 되니 일석삼조인 셈입니다.

하지만 사실, 제가 자전거 출근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시선'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남자고 50대 노인인데 무슨 시선 폭력이냐"고 웃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처럼 뚱뚱한 사람에게 시선 폭력은 매일 마주하는 현실입니다.

뚱뚱한 사람에게 시선은 왜 폭력인가?

지하철에서 자리에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저는 항상 불편한 시선을 느낍니다. "뚱뚱한 몸 때문에 시야를 가리거나 자리가 좁아진다"는 무언의 메시지가 시선에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 불편함은 저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어떤 분들은 제가 유난을 떤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한번 자신을 돌아보세요. 뚱뚱한 사람을 보았을 때,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시선으로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말이죠.

요즘은 노인들이 노인석이 아닌 일반석에 서 있기만 해도 불편함을 표하는 시선들이 있습니다. 외모를 보고 차별하거나, 아주 작은 불편함조차 참지 못하는 사회가 된 것 같습니다.


50대 아저씨들의 시선, 오해인가 불편함인가?

뉴스는 주로 여성이 당하는 불쾌한 시선, 소위 '시선 폭력'이나 '시선 강간'에 대해 다룹니다. 특히 50~70대 남자들의 시선이 불쾌하다는 주장이 많죠. 50대 남성이자 뚱뚱한 제가 이 문제에 대해 제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50대 이상 남성들은 젊었을 때와 달리 눈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눈을 뜨고 있어도 시각 정보가 뇌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선이 고정되어 보이거나, 잘 안 보여서 눈에 힘을 주다 보니 무언가 뚫어지게 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때 앞에 앉은 사람이 시선을 의식하면, '내가 뭘 잘못했나?' 하는 생각에 덩달아 다시 보게 되고, 이것이 오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시선 강간'이라는 표현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50대 이상 남성은 신체적으로 젊은 시절처럼 시각적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야한 생각을 해도 몸이 반응하지 않고, 관계없는 사람에게 갑자기 성욕을 느끼는 경우도 드뭅니다. 오히려 짧은 옷차림을 한 젊은 여성을 보고 '어느 집 딸인데 저렇게 입고 다니나?' 하고 안쓰럽거나 걱정하는 마음으로 쳐다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물론 이런 시선조차 여성들이 싫어한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눈을 감고 다니라는 것은 나이 든 남성들에게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닐까요? 시선 자체가 '폭력'이나 '강간'이 될 수는 없습니다.


복장과 시선, 그리고 사회적 관용

저는 젊은 여성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왜 남자들은 야하게 입고 다니지 않는데, 여성들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다니나요?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고 싶거나 젊은 남성에게 호감을 주고 싶어서라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나이 든 남성의 시선에는 왜 그렇게 불만을 표출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더워서 벗고 다니는 것이라면, 그것은 타인의 시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행동일 수 있습니다.

남자가 민소매를 입거나 반바지를 입어도 다른 사람들은 쳐다봅니다. '저러고 출근했나?' 하면서 말이죠. 저는 나중에 "남자인데 오늘 지하철에서 나이 많은 아저씨가 날 뚫어져라 쳐다봐서 매우 불쾌하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어요. 이거 성폭력 아닌가요?"라는 글이 SNS에 올라올까 봐 걱정될 지경입니다.


지나치게 예민해진 사회, 여유와 관대함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예민해진 것 같습니다. 여유와 관대함이 사라졌죠. 나의 자유가 소중한 만큼, 남의 자유도 소중합니다. 약간의 불편함은 참는 것이 문명인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피해를 주는 선을 넘지 않았다면, 시선 정도는 웃어넘길 수 있어야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저처럼 뚱뚱한 사람이 모든 불쾌한 시선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고 기분 나빠한다면, 그건 성격 이상으로 치부될 것입니다. 병원에 가야 할 일이지, SNS에 올리거나 모르는 사람에게 따질 일은 아니죠.

우리는 고양이나 강아지에게서도 시선을 느낍니다. 말 못 하는 동물도 시선으로 우리를 관찰하죠. CCTV는 어떻습니까? 집에서 직장까지 CCTV에 제가 17번이나 찍힌다는 것을 세어본 적도 있습니다. CCTV에 찍히는 것 역시 어떤 이들에게는 불쾌한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독 젊은 여성들은 시선을 집중시킬 만한 복장을 하고는 왜 쳐다보냐고 아저씨들에게 시비를 겁니다. 야한 생각을 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안다는 건지 답답합니다. 이젠 남의 생각까지 검열하고 시비 거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마무리하며: 우리 모두의 노력

모든 남자가 예비 성범죄자 취급을 당하면서도 묵묵히 참는 것은, 어쩌면 내 아내와 내 딸이 성범죄의 목표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도를 넘는 짜증과 시비는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래전에는 남자들이 반바지에 러닝셔츠만 입고 골목을 다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자꾸 이런 식으로 몰아간다면, 나이 든 아저씨들이 배꼽티를 입고 다닐지도 모릅니다. 나이 든 남자도 덥습니다. 중국에서는 여름에 상의를 다 벗고 다니는 남자들도 많다고 합니다. 한국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입니다. 문명인은 옷을 정갈하고 품위 있게 입는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 스스로 노출 패션에 대한 자정 노력이 필요합니다. 옷차림은 그 사람의 직업, 성격, 가치관, 문화적 수준, 교양 등 많은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중하게 결정하고 입어야 합니다. 시선이 폭력이라고 주장하기 전에, 시선을 머물게 하는 복장은 아닌지 먼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